2009 제주문화원형(해녀와 제주語)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 심사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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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『제주문화원형(해녀와 제주語)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』에는
46편이란 적지 않은 작품이 접수되었다. 그중 33편의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 장르로 압도적으로 많았다.
이외 애니메이션 5편 게임 · 만화가 4편, 기타 희곡 · 뮤지컬 등이었다.
다른 공간에 사는 사람이 자기가 사는 곳과 똑같다면 호기심도 덜할 것이고 지적 자극 또한
별반 없을 것이며 여행의 흥미도 반감할 것이다. 같으면서도 다름을 추구하는 게 인간이라면
시공간상 제주만큼 흥미를 끄는 곳도 드물다. 산자수명하고 깨끗한 자연환경은 말할 것도 없고,
뭍과 떨어져 형성된 그 독특한 문화야 말로 제주를 더욱 제주답게 하며
누구나 동경하는 섬으로 만들었다. 그러나 자연과 역사가 준 시련 또한 모질고 감당하기 어려웠다.
흔히 여행을 하거나 정을 붙이고 사는 데에는 기후, 볼거리 등 자연환경과 먹거리, 놀거리 등을 꼽는다.
여기에 국내는 물론 세계로 삼다의 제주를 팔 수 있는 독특한 문화를 현 시대에 맞게 개발한다면
두고두고 계속 찾을 수 있는 매력 요소일 것임이 틀림없다.
이런 배경에서 창작기반이 풍부하고 독특한 제주의 문화원형과 스토리 소재를
문화콘텐츠 산업차원에서 개발하고 상품화하기 위해 소재 발굴 공모전을 지속하는 것은
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.
심사 또한 제주의 셀링 포인트에 두고 진행했음을 밝혀둔다.
올 4월 6일부터 10월 19일까지 공모기간에 접수된 46편의 작품을 주최측에서 의뢰한
세 분의 심사위원이 10월 23일부터 한달 가량 심사기간을 갖고, 지난 11월 30일 최우수상 두편을 포함
총 8편의 작품을 선정하였다.
우선 심사위원은 방송 및 영상산업계에 오래 종사한 한분과 베테랑 현역 시나리오 작가 한분,
애니메이션 제작자 한분으로 구성해 독립적으로 개별 심사한 뒤 각각 10편의 작품을 추천하였다.
1차 심사 결과 중복 추천된 작품이 많아 총 20편의 작품이 최종 심사에 올랐다.
대개의 심사가 그렇듯 작품번호와 대본만 받고 공모자의 성명 등 인적사항은 모른 채 심사에 들어갔다.
심사기준은
[1] 콘텐츠 개발 현실성과 원소스 멀티유즈의 가능성 등 개발가능성
[2] 아이디어의 참신성 등 기획의 우수성을 중심으로
[3] 구성의 짜임새와 완성도, 소재의 독창성과 차별성 등 작품성을 주요 심사기준을 삼았다.
장시간의 논의 끝에 이번 공모전에서 위의 심사기준에 만족할 만한 대상을 찾지 못했음을
공모자들과 함께 아쉽게 생각한다. 최우수상으로 뽑힌 작품이 대상으로 거론은 되었지만
상기 기준 [1]인 상업적 성공을 포함 개발 가능성 등에 의문 제기가 많았다.
최우수상으로 뽑힌 게임 「탐라만상」은 제목에서 나타나듯 해녀, 제주어, 제주의 신들을 포함하는
제주의 문화원형을 총망라, 제주 문화원형의 만물상이라 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
오히려 그게 제주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강박관념으로 작용해 상용 게임으로 제작시
소구력 집중도 등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많았음을 밝혀둔다.
또 다른 최우수상인 「와랑와랑 해녀 콘서트」도 의욕이 넘치는 코믹모험 판타지 애니메이션 작품이다.
제주의 문화원형을 두루 다뤘다는 점과 뛰어난 구성 감각을 높이 샀지만
애니메이션 주 타겟층의 흥미를 유발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설정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.
비록 위의 두 작품은 대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주최 측이 의도하는 문화원형 발굴에는
충실한 작품으로 평가된다.
우수상 「탐나는 탐라(耽羅), 마음을 움직이다」 나 「물고기 제전(祭典)」도 공모의도에 충실한 작품으로
평가되며 특히 「물고기 제전(祭典)」의 후반 영고, 수심방, 상군해녀, 해녀 등 영등굿 장면을 잘 살려
작품화 하면 좋을 것 같다. 기타 장려상을 받은 작품 공모자들은 앞으로의 가능성에 점수를 얻었다.
대상 수상자가 없는 대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두편 더 추가하여
총 4편의 장려상을 선정했음을 밝혀둔다. 앞으로 각고탁마의 시간을 쌓아 가면 기대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.
의식주가 해결되면 그 다음 문화추구 욕구가 강해진다.
이런 점에서 오랜 간난의 역사와 모진 자연의 횡포가 낳은 제주 문화원형은 활용하기에 따라서
조상이 내리신 최대의 재산이요 축복이 되리라 믿는다. 제주와 공모자들의 발전을 빈다.
심사위원장 : 박준영(시인 · 방송인, 前 KBS · SBS 제작본부장 , 前 한국방송영상진흥원장)
심사위원 : 김희재(시나리오 작가, 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 전공 교수)
심사위원 : 김강덕(애니메이션 제작자, 알지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대표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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